잊힌시간들1 쓰레기도 보물이다 ■ 쓰레기도 보물이다 아파트 분리수거장 한켠, 다리가 부러진 낡은 나무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벗겨진 페인트, 닳아버린 나뭇결. 그러나 그 안에는 누군가의 어린 시절, 아버지 무릎 위의 포근함, 담요 냄새, 울며 시험지를 찢던 밤이 고요히 잠들어 있는 듯했다. 그날 이후, 버려진 것들 속에서 삶의 자취를 읽는 일이 시작되었다.길가에 깨진 유리 조각 하나, 햇살을 받아 별처럼 반짝이고. 낡은 구두 한 켤레, 먼 길을 걸어온 사람의 흔적을 남긴다. 플라스틱 뚜껑 하나에도 병상 곁에서 마신 생명의 물이 스며 있다. ‘쓸모없음’이라는 말은 인간의 오만이 빚은 허상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무엇이든 쓰고 버리는 이분법으로 나뉘지만, 자연은 그런 경계를 모른다. 낙엽은 흙이.. 2025. 4. 7. 이전 1 다음